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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재고개 이야기
하남문화원 │ 2014-06-24 HIT 3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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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재고개 이야기
“얘, 돌이야. 오늘도 애비가 아직껏 안 오니 아마도 또 술에 취해 어디선가 쓰러진 모양이다. 네가 역말 유생원 댁에 좀 다녀와야겠다.”
돌이 할머니는 낮에 유생원 댁에 갔다 오겠다며 나간 후 밤이 으슥하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 걱정이 되어 여남은 된 손자에게 아들을 찾아오라고 일렀다. 돌이의 아버지 박서방은 돌이 엄마가 죽고 난 뒤 매일 같이 술로 세월을 보냈다. 돌이 엄마가 살아 있을 때에는 그가 홀어머니에게 어찌나 잘 했던지 효자로 이름났고 마음씨도 착하여 마을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기에 인색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음씨는 변함이 없으나 통 말이 없어졌고, 마음이 울적하면 술을 많이 마시는 버릇이 생겨났다. 아버지를 닮아 어른의 말을 거역해 본 적이 없는 돌이는 눈이 하얗게 내리고 사방에서 짐승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밤중에 할머니의 근심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군소리 없이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신작로를 내느라고 산허리를 잘라 놓아 양쪽으로 깍아진 산의 절벽 사이의 고갯길을 넘으려는데, 갑자기 절벽 꼭대기에서 흙가루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돌이는 머리끝이 서고 무서움이 닥쳐오는데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신령님, 불쌍한 우리 아버지를 찾게 해 주십시오”하고 흙이 떨어진 절벽 꼭대기를 바라다보니, 이게 웬일인가. 집채만한 호랑이가 금방이라도 내리 뛰어 덮칠 듯한 기세로 앞발을 높이 들고 두 눈에서는 불빛을 비추고 있지 않는가.
돌이는 “이젠 죽었구나”하고 고개를 떨구고 사시나무 떨 듯 서있으니, 길가에 웬 두루마기를 입은 사나이가 눈 위에 엎드려 있었다. 돌이는 순간 “아버지”하며 그 사람이 쓰러진 곳에 가보니 정말 아버지가 술에 취해 눈 속에 누워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 일어나세요.”
돌이는 아버지를 흔들어 일으키니 아버지는 술에 취해 얼어죽기 직전이었다. 돌이는 아버지를 빨리 집으로 모셔야겠다는 생각에 억지로 아버지를 깨워 끌고 집으로 향했다. 호랑이가 혹시 따라오지 않나 하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절벽 위의 호랑이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아버지를 무사히 집에까지 모셔온 돌이는 할머니께 그 얘기를 하였다.
“네 아버지와 네가 착해 산신령이 도우신거다. 그때 그 호랑이가 아니었다면, 너는 그곳을 그냥 지나쳤을 것이고, 네 애비는 얼어죽었을 것이다. 아이고, 우리 돌이는 정말 효자구나. 빨리 새엄마를 들여 애비의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텐데 … 쯧쯧.”
돌이는 할머니의 말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후 돌이는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새엄마에게 효도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이 고개는 호랑이 고개 즉, 범재고개라 불리게 되었으며 지금 하남시의 주택은행이 있는 고개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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